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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라오커 작성일21-10-16 09:18 조회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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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윤의 비장의 무비] 영화 칼럼니스트 김세윤씨가 눈여겨 볼 만한 영화, 소중히 간직할 만한 영화를 매주 한 편씩 골라 소개합니다.FX시티
〈쁘띠 마망〉
감독:셀린 시아마
출연:조세핀 산스·가브리엘 산스



엄마가 어릴 때 살던 집이다. 돌아가신 할머니 유품 정리하려고 찾아온 집이다. 늘 우울해 보이는 엄마가 이 집에 온 뒤로 더욱 우울해 보이더니 이른 새벽 혼자 떠나버렸다. 엄마 없는 엄마 집에서, 엄마의 엄마가 남긴 유품을 정리하는 일은, 이제 아빠와 넬리(조세핀 산스)의 몫이 되었다.FX시티

벽장에서 낡은 장난감을 찾아내 혼자 갖고 놀다가 공을 잃어버렸다. 공 찾으러 숲에 들어갔다가 혼자 놀고 있는 아이를 만났다. 혼자 놀던 두 아이가 같이 놀기 시작했다. “이름이 뭐야?” 넬리가 물었다. “마리옹.” 자기 엄마 이름도 마리옹이라는 걸, 넬리는 미처 말해주지 못했다. 갑자기 비가 쏟아졌기 때문이다.FX시티

비를 피해 달려가는 마리옹(가브리엘 산스)을 따라 도착한 집. 문 앞에서 멈칫하는 넬리. 엄마가 어릴 때 살던 집이다. 할머니 유품 정리하려고 찾아온 바로 그 집이다.파워볼사이트

할머니 집에서 본 가구까지 똑같은 자리에 놓여 있는 숲속 집에서 마리옹이 물었다. “넌 이름이 뭐야?” “넬리.” “작년에 돌아가신 우리 할머니 이름이 넬리였는데.”FX시티

〈워터 릴리스〉 〈톰보이〉 〈걸후드〉 그리고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연출한 감독 셀린 시아마의 새 영화 〈쁘띠 마망〉은 그렇게 시작된다. 여덟 살 꼬마 넬리가 동갑내기 마리옹을 만나 친구가 되었는데, 알고 보니 엄마의 어릴 때 모습인 것이다. 궁금했던 엄마의 어린 시절을 곁에서 지켜보는 아이. 물어봐도 잘 대답해주지 않던 엄마의 어릴 적 꿈을 직접 듣게 되는 딸. 늘 혼자 노는 마리옹을, 많이 외로운 여덟 살 아이를, 나만큼 작고 여린 나의 엄마를 만나기 위해, 넬리가 매일 숲으로 달려가는 이야기다.파워볼사이트

딸이라면, 여성이라면


감독은 넬리와 마리옹 역할을 실제 쌍둥이 자매에게 맡겼다. ‘닮았지만 다른’ 배우들로, ‘가깝지만 먼’ 관계를 어루만졌다. 엄마도 아이일 때가 있었다.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었다. ‘할머니가 살던 집’은 ‘엄마가 자란 집’이기도 하다. 그 집으로 돌아와 복잡했을 엄마의 마음을 이제는 아주 조금, 정말 아주 조금은 알 것도 같은 아이. 앞으로 엄마 품에 안길 때마다, 마리옹을 품에 안던 날의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까? 언젠가 늙은 엄마를 품에 안을 때가 되면, 나를 품에 안아주던 지금의 엄마가 사무치게 그립지 않을까?파워볼사이트

세상엔 ‘사소한 이야기’가 있고, ‘사소해 보이는 이야기’가 있다. 사소해 보이지만 사실은 전혀 사소할 수 없는 이야기가 영화 〈쁘띠 마망〉에 담겨 있다. 러닝타임 72분의 짧은 영화 한 편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 통증과 온기로 계속 내 품에 안겨 있다. 딸이라면, 여성이라면, 나보다 더 큰 감정의 동요를 겪을 것이다. 계속 눈물을 훔쳐내던 시사회장의 수많은 여성 관객들처럼.파워볼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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